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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부. 한가로운 생활의 즐거움(閒居之樂) 예사. 나의 열 가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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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부의 '한가로운 생활의 즐거움(閒居之樂)'과 송나라 때 예사의 '나의 열 가지 즐거움(齊齋十樂)' 그리고 김창흡의 '예원의 열 가지 즐거움(藝苑十趣)'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참고 및 출처 -정민, 책 읽는 즐거움)

 

 

이만부의 한가로운 생활의 즐거움(閒居之樂)

한가하게 거처하는 즐거움은 다른 것이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질한다. 집안을 물 뿌리며 비질하고, 아침 해가 비쳐들면 향로를 비로소 피운다.

 

 

책상을 정돈하고 책을 펼쳐 되풀이해서 읽고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옛 사람이 마음을 쏟은 곳을 엿보기라도 하면 이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

 

 

말로 형용하기는 어렵고 가만히 혼자 알 뿐이다.

 

집안을 물 뿌리며 비질 한다.

 

예사. 나의 열 가지 즐거움(齊齋十樂)

의리서(義理書)를 읽고, 법첩의 글자를 익힌다. 마음을 맑게하여 고요히 앉고, 좋은 벗과 청담을 나눈다.

 

 

작은 술잔에 얼근히 취하고, 꽃에 물 주며 대나무를 심는다. 

 

 

거문고를 듣고 학을 완상하며, 향을 사르고 차를 끓인다. 배를 띄워 놓고 산을 바라보고, 바둑과 장기에 마음을 붙이기도 한다.

 

 

이 열 가지 외에 비록 다른 즐거움이 있다 해도 나는 바꾸지 않겠다.

 

 

배를 띄워 놓고 산을 바라본다.

 

김창흡의 예원의 열 가지 즐거움(藝苑十趣)

벼랑 위 절에서 한 해가 저무는 때 눈보라는 온 산에 섞어 치고, 밤은 찬데 스님은 잠이 들어 혼자 앉아 책을 읽을 때.

 

 

봄가을 한가한 날 높은 산에 올라 멀리 보니, 몸과 마음이 가뿐하여 시상이 솟구쳐오를 때.

 

 

꽃 지는 시절 문을 닫아거니 주렴 밖에선 새가 울고, 술동이를 새로 열자 시구조차 마음에 꼭 맞을 때.

 

 

굽이치는 물 위로 술잔을 띄워놓고 어른 젊은이 할 것 없이 한자리에 다 모여서,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어느새 책 한 권을 이뤘을 때.

 

 

좋은 밤은 맑고도 고요한데 밝은 달이 마루로 들고, 부채를 치며 글을 외우니 소리 기운이 유창할 때.

 

 

산천을 두루 돌아 말도 종도 지쳤지만, 안장에 걸터앉아 길 가며 읊은 것이 작품 되어 주머니에 가득할 때.

 

 

산에 들어가 책을 읽다 목표를 채워 집에 오니, 마음이 충만하고 기운이 철철 넘쳐 붓을 내달림에 신명이 든 듯할 때.

 

 

멀리 있던 좋은 벗을 갑작스레 맞닥뜨려, 그간의 공부를 하나 하나 물어보고 요새 지은 새 작품을 외워보라 권할 때.

 

 

기이한 글과 희한한 책이 벗의 집에 있다는 말을 듣고, 종을 보내 빌려오게 해서 허둥지둥 포장을 끄를 때.

 

 

숲과 시내 건너편에 살고 있는 좋은 벗이 새로 빚은 술이 익었다고 알려오며 시를 부쳐 나에게 화답하기를 청할 때.


위의 세 편 모두 정민 선생님의 책, <책 읽는 즐거움> 속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 글들을 처음 접하고 저도 '나의 열 가지 즐거움' 을 꼽으며 적어보았는데요. 이후 머리 속이 시끄러울 땐 마치 일기를 쓰 듯 한번씩 정리해보곤 합니다.

 

 

몇 해가 지나도록 바뀌지 않는 우직한 즐거움과.. 불쑥 툭! 등장하는 새로운 즐거움을 맞이할 때가 있는데요. 바뀌지 않는 즐거움은 마냥 편안해서 좋고, 툭! 등장한 즐거움은 한동안 새친구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은근 일기만큼이나 그때의 나를 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글제라서, 세 편의 작품들과 함께 글제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웃님들의 '열 가지 즐거움'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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