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포스팅에서는 상사화의
첫 번째 전설을 설명해드렸습니다.
이어서 오늘은 이해인 수녀님의 시 '상사화'와 상사화의 두 번째 전설, 그리고 상사화의 특성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상사화 - 이해인 수녀님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 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두 번째 상사화 전설
전남 영광 불갑산, 불갑사에서 수행 중인 경운 스님이 계셨습니다.
어느 날, 불갑사를 창건한 마라난타 존자의 고향인 인도 간다라 지역으로 수행을 떠나십니다.
그런데 수행을 떠난 간다라에서 법회 중
큐산 왕의 공주와 서로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큐산 왕은 경운 스님을 추방했습니다.
이에 공주는 참식나무 한 그루와 작은 씨앗을 스님에게 이별의 선물로 전하며
내세에서라도 못다 한 사랑을 이루기를 염원했습니다.
불갑사로 돌아온 스님은
'같이 있어도 같이 하지 못하 듯 함께 하지 않아도 같이 있음'을 되뇌면서
나무 아래서 열반에 듭니다.
시간이 흘러 9월이 되자 스님께서 정성껏 길렀던 참식나무 밑에서 꽃이 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꽃도 애처롭게도
꽃이 피어나도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꽃을 보고 경운 스님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상사화'라 불렀습니다.
지금도 전남 영광 불갑산 불갑사는 우리나라 최대 상사화 군락지입니다.
매해 9월 중순쯤 불갑사에서는 상사화 축제를 열고 있으며
실제 경운 스님과 인도 공주의 전설을 재현한 상사화 야간 퍼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상사화의 특성, 석산(꽃무릇)과 상사화
상사화의 이명(異名)은 개난초, 자화석산, 하수선입니다.
상사화의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며
주로 제주도를 포함한 중부 이남 지역에 분포합니다.
옛날에는 절에 많이 있었으며 비늘줄기를 약재로도 사용하지만
독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과한 섭취는 위험합니다.
일본에서 피안화라 불리는 꽃이 석산인데 꽃무릇이라고도 불리어집니다.
석산(=꽃무릇) 역시 상사화속으로,
생물학적 분류는 같지만 꽃의 특성은 다릅니다.
* 석산(=꽃무릇) - 가을에 꽃이 핌, 강렬한 붉은색 한가지, 꽃이 피고 잎이 나중에 자람
* 상사화 - 여름에 꽃이 핌, 꽃색이 다양, 잎이 먼저 자란 뒤 꽃이 핌
석산(꽃무릇)과 상사화는 목과 속이 같지만 종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색 꽃(석산=꽃무릇)을 상사화 축제라고 불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위 설명대로라면 붉은색이니 석산(=꽃무릇)축제라고 불려져야 합니다
이는 석산(=꽃무릇)이 상사화 속이며 생물학적으로 분류가 같아서
상위 개념인 상사화라고 불리어지는 것입니다.
즉, 상사화는 색상이 다양하고
석산(=꽃무릇)은 붉은색 하나이므로,
우리가 상사화라 부르는 붉은색 꽃은 실제 석산(꽃무릇)입니다.
실제 올해로 22회째인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에서도
붉은색 사진을 참고 자료로 사용하면서
석산(꽃무릇) 축제가 아닌 상사화 축제로 부르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석산(꽃무릇)이 상사화로 불려지며 굳혀진 경우입니다.
◈ 제 22회 영광불갑산상사화 축제 기간
- 2022년 9월 16일 - 9월 25일(10일간 개최)
이상 총2회에 걸친 상사화의 전설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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