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선다형(뒤늦게 오지선다형 살짝ㅎㅎ) 시험에 익숙해진 고등학생에게
졸업 후, 주어진 첫 시험의 주제가 '지혜' 였습니다.
큰 종이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려 주제가 '지혜'
긴 시간 생각하다 무어라 무어라 횡설수설 적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허우적거리는 지혜를, 그때 잘 썼을 리 없지요ㅠ)
그런데 이 '지혜'란 것이 알면 알수록 어렵고
여전히 간절하게 갖고 싶은 것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한석봉과 기름 장수 민담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한석봉과 기름 장수 이야기
현명한 어머님 덕분에 벼슬길에 오른 한석봉.
어느 날 저잣거리의 한 기름 가게 앞을 걸어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기름병을 든 소년이
"참기름 닷돈 어치만 주세요!" 하고 크게 외쳤습니다.
그런데 가게 안으로 들어서지도 않은 채
밖에서 기름병을 들고 외치는 소년을 보고 의아해하며
발걸음을 멈춘 채 그 정황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소년의 목소리를 듣고,
기름집 주인이 다락문을 열더니
"그래, 알았다. 거기서 받아다오."
기름집 주인은 바깥쪽을 향해
커다란 기름 항아리를 번쩍 쳐들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후 더 호기심이 일어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이윽고 기름집 주인이 항아리를 기울이자
소년은 기름병을 떠받쳤습니다.
그러자 더욱이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엄청 높은 다락 위에서 항아리 주둥이를 따라 쏟아지는 기름이
마치 한 올의 실처럼 너무나 매끄럽게
소년이 들고 있는 좁다란 기름병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그뿐 아니라, 얼추 기름병에 기름이 차자
마치 가위로 쓱! 자른 것 마냥
항아리를 들어 기름을 뚝! 끊어지게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땅바닥을 보니
단 한 방울의 기름도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한석봉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참 놀라운 솜씨구나' 그 높은 곳에서
단 한 방울의 기름도 흘리지 않았다니.
어지간히 연습을 안 했더라면
도저히 엄두를 못 낼 일이니.
저 주인에 비하면 나는 한참 멀었구나.!'
비록 저잣거리 기름 장수의 일이지만
'이 정도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쌓았을까.' 생각하고
본인 실력의 미숙함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소년 시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뒷날 한석봉이 천하의 명필로 이름을 떨칠 수 있음에는
어머니의 현덕과,
기름 장수(기름집 주인)에게서 얻은 깨달음이 밑거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지혜에 대한 속담과
추사 김정희의 필체 그리고 세조의 필체를 첨부하며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속담 : 무지개가 서쪽에 서면 강 건너에 소를 매지 말라.
저기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므로
서쪽에 무지개가 뜨면 저기압이 다가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곧 비가 올 것이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맛있는 속담,참고)
<추사 김정희의 필체>
<세조의 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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