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방법들을 하나씩.. 혹은 여러 개씩 가지고 계실 텐데요.
소울푸드(Soul Food) : 먹는 이에게 영혼을 감싸주는 소울푸드.
소울푸드는 사람들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아늑한 고향의 맛이다.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재밌게도 스펠링의 뜻을 찾다 보니
한자어 '소울'도
소울(疏鬱) : 疏 트일 소, 鬱 답답할 울이 쓰여, 답답한 마음을 풀어헤침.이라고 정의되어 있었습니다.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요(문과는 이럴 때 희열을 느낌ㅋㅋㅋ)
저는 허기짐의 상황과 허기짐의 정도에 따라, 어르고 달래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가장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하나 꼽자면 '먹기'
(극도로 허할 땐 물도 못 마시지만 이 정도면 병원 가야지요^^)
마치 다시금 듣게 된 음악들이 훌~~쩍 시간 여행을 시켜 주 듯이
다들 향수 어린 음식들이 있으시겠지요.
작년 구정, 친구와 거제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저는 거기에서 만난 '톳김밥'이 머릿속에 맴맴 돕니다.
저녁을 먹으며 식당 사장님께 넌지시 맛집을 여쭤봤더니
"백종원 씨도 다녀 갔다며." 알려주셨던 김밥집이었어요.
평소에 김밥 한 줄을 맛있게 뚝!딱! 먹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추천받은 메뉴에 시큰둥했는데요.
그런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어지간해서는 음식 사진을 안 찍는 제가 2장이나 찍어뒀어요.
그렇게 찍어둔 사진 2장이 휴대폰 속 명작이 되어
허기질 때마다 보고 있습니다.ㅎㅎ
'톳김밥'을 검색해서 가장 가까운 식당을 찾아가 볼까.. 도 생각해봤고
요리에 도통 소질이 없는 제가 레시피까지 찾아
마트에서 어슬렁 어슬렁 톳을 찾아보기까지 했답니다.
그런데 레시피를 찾다가 생뚱맞게 '김밥의 유래'가 궁금해졌다는...
완전 샛길ㅋㅋㅋ
오늘은 이 샛길인 '김밥의 유래'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넣는 재료에 따라 찰떡 같이 무궁무진한 이름이 지어지는 김밥
도대체 김밥이 어떻게 라면과 같은 존재가 됐을까?
김밥은 어디에서 비롯된 음식일까?
저의 이 궁금증의 해답을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김밥의 주재료인 '김' 에 대한 기록은 조선 시대의 '경상도지리지', '둥국여지승람'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전라남도 광양군의 토산품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도 주식이 밥이었으니 이때 생산된 김을 밥에 싸 먹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김을 밥에 싸 먹은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여러 자료들에서 추측한 바, 일제강점기에 김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김밥도 정착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창경원 벚꽃놀이 등의 소풍으로 도시락의 존재감이 부각되며
이때 김밥이 자리매김했음을 정설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1930년 3월 7일 자 동아일보에는 '부인의 알아둘 봄철 요리법(2)' 라는 헤드라인으로
김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기사문 생략)
이 기사에는 주목해야 할 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당시 김밥은 비교적 잘 사는 계층의 음식이었다.
둘째, 밥에 식초와 설탕으로 간을 했다는 점입니다.
애초에 스시의 일종이라 소개한 것에 충실한 조리법이었지만
1977년 3월 12일 자 매일경제 '봄놀이 채비 야외 도시락' 조리법에서는
간하는 과정이 생략된 레시피가 소개됩니다.
김밥, 한국의 고유 음식
김밥이 한국 고유의 음식이라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김의 역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1281)에 김을 먹었다는 기록과, 본초강목(1596)에도
신라인들이 깊은 바다에서 김을 채취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처럼 김이 일찍부터 존재한 가운데
우리에게는 고유한 쌈문화가 있었으니 김에다 밥을 싸 먹는 문화가
자연스레 자리 잡았을 거라 추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말을 뒷받침해주는 음식이 있는데요, 바로 복쌈입니다.
복쌈은 '복을 싸 먹는다' 는 의미로 정월대보름엔 풍년을 기원했으며,
김에 싼 복쌈을 많이 먹으면 볏섬을 많이 한다는 문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재밌게도 칼이나 가위로 김을 자르면
벼 목을 잘라 농사를 망친다고 해서 손으로 대강 잘라서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충무 김밥을 근거로 들 수 있는데요.
충무김밥은 초밥처럼 밥에 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한국형 김밥의 유래로 보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톳김밥 이야기하다 샛길인 유래까지 넘어왔습니다.
맛있는 톳김밥을 자랑만 할 수는 없어서 김밥집 정보를 함께 남겨두겠습니다.ㅎㅎ
◈ 쌤김밥
주 소 :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로 101
전화번호 : 업주의 요청으로 미등록
영업시간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월,수,목,금,토,일 (10시-17시)
메 뉴 : ToT 김밥(ㅎㅎ '톳'이라 쓴 거 맞지요) (4천원)
거미새라면(사천오백원) 음료수(이천원)
*백종원의 골목식당 59회 출연 (2019년 3월 28일)
대기 있을 때 번호표 줍니다.
(저는 기다리기 무료해서 바로 위에 있는 꽈배기 집에서 꽈배기도 샀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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