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시집 속,
김명인의 시 '저 능소화' 를 읽고 작품 속 애달픈 능소화가 궁금했습니다.
오늘은 능소화의 전설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능소화에는 애달픈 전설이 서려 있습니다.
복사꽃 고운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霄花)' 라는 이름의 소녀가 어느 날 후궁이 되어 궁궐에 들어갑니다.
여느 후궁들 보다 유독 자태가 고왔던 소화는 후궁들의 시기를 얻게 되어 임금님과의 사랑은 단 하룻밤으로 끝나게 됩니다. 이후 소화는 하염없이 담장을 서성이며 임금님을 기다리다, 결국 상사병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은 소화를 불쌍히 여겨 임금님 처소를 향한 담 밑에 묻었더니 그곳에서 싹이 자라, 담벼락을 타고 임금님 처소를 향해서 붉은 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이때 핀 붉은 꽃이 능소화입니다.
능소화도 동백꽃처럼 꽃송이 채로 그대로 툭 떨어지며 꽃이 집니다. 마치 용안을 뵙고 문안을 드렸으니 미련 없이 떠나는 것 같아 동백꽃도 능소화도 절절합니다.
이런 꽃을 두고 단호한 절개의 꽃으로 여겨 양반들은 담벼락에 능소화를 심었는데요. 그러기에 이 당시 평민들은 함부로 심지 못하는 꽃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 과거급제한 자에게 어사화를 씌어주는데 이 어사화의 꽃이 능소화를 본 따서 만든 종이꽃입니다. 어사화에 유래된 이야기도 있지만 오늘은 가여운 소녀, 소화 이야기만 전하겠습니다.
능소화 꽃송이를 만지고 눈을 비비면 눈이 먼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것 또한 소화의 절개에서 비롯된 것으로 짐작됩니다. 실제 이 이야기는 맞지 않는 것이, 능소화에는 독성이 없을뿐더러 곤충들에 의해 꽃가루받이되는 충매화이기 때문입니다. 능소화 담장 곁을 지날 때 너무 겁내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소화'를 만나게 해준 책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정호승 외 시, 송수남 외 그림, 출판사 - 랜덤하우스중앙
이 책은 문학사랑과 인사아트센터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출간한 책입니다.
1부 - 그 꽃이 되고 싶다 2부 -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3부 - 황홀한 한 떨기 아름다운 정적
4부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시인들의 시에 맞춰 여러 명의 화가들께서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능소화처럼 시(꽃)에 얽힌 전설들을 찾아가면서 읽었는데요.
이렇게 꽃이나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찾아가며 읽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능소화가 담장을 타고 붉게 필텐데요. 어여쁜 소화도 함께 그리워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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