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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국어책]김소월 초혼(招魂) 고복 의식 망부석 설화 돌과 관련된 사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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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는 김소월의 초혼(招魂)입니다. 시 초혼에 담긴 고복 의식과  돌의 의미, 망부석 설화, 돌과 관련된 사자성어도 함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다시 읽는 국어책]에서는 교과서에서 읽었던 작품들을 감상해보며 추억해보겠습니다.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접했던 문학들은 학습처럼만 여겨졌는데요. 다시금 읽은 문학들은 오롯이 글이 되어 다가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글들이 담겨 있을까요? (참고-천재교육 해법문학 참고)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김소월. 초혼(招魂)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시어풀이

초혼(招魂)

1. 혼을 불러들임. 2. 발상(發喪)하기 전에 죽은 이의 혼을 부르는 일. 죽은 이가 생시에 입던 저고리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허리에 대고 지붕이나 마당에서 북쪽을 향해 '아무 동네 아무개 복(復)' 하고 세 번 부름.

헤어진 : '따로따로 흩어지거나 떨어진'의 의미.

 

 

 

작품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전통적, 민요적, 격정적, 애상적

▶ 제재 : 임의 죽음

▶ 주제 : 임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임에 대한 그리움

 

 

 

1연은 고독과 허탈감에서 비롯된 절규로 임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서 화자가 부르는 이름은 덧없이 허공으로 '부서지고 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2연에서 화자의 슬픔은 임이 살아 있는 동안에 자신이 한 행동과 사랑의 고백일 수도 있는데요. 미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것을 두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죽음이 더 슬프고 안타까운 것입니다.

 

 

3연에서는 죽음의 경계에서 무기력하게 멀리서 이름만 부르고 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력감과 좌절감, 허탈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4연에서도 여전히 화자는 죽은 이의 이름을 부르지만 죽음의 세계와 삶의 세계의 거리는 목소리의 크기로는 극복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므로 이러한 거리감은 화자가 느끼는 절망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5연에서 화자는 그럼에도 영원히 사랑하는 임의 이름을 부르며 기억하고 사랑하리라 다짐합니다.

 

 

 

시적 화자가 처한 상황

이 시의 화자는 붉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린 무렵 '불러도 주인 없는' 사랑하던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저녁이라는 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의미하며, 산이 '멀리 떨어져 나가 앉은' 것은 화자의 무기력한 상황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과 '초혼(招魂)'이라는 제목을 고려할 때, 이름의 주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화자는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에서 오는 충격과 슬픔에 절규하고 있는 것입니다.

 

 

 

슬픔의 직접적인 표출

이 시는 반복과 영탄을 사용해 화자의 슬픔을 직접적이고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오는 충격과 슬픔, 안타까움을 '초혼'이라는 장례 의식을 소재로 하여 드러냈습니다. 또한 임을 마지막으로 보내기 직전의 허탈감과 절망감을 표현하는 이 의식은, 감정의 절제 속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작품 속 고복 의식(皐復儀式)

고복 의식이란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사람이 생시에 입던 저고리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허리에 대고 지붕이나 마당에서 '아무 동네 아무개 복(復)' 하고 세 번 부르는 행위입니다. 이는 죽은 이의 혼을 불러 그를 되살리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인데요.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수는 없는 것이니 땅에 묻어야 하는 슬픔과 허탈감에서 오는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고복 의식에서 죽은 이를 부르는 행위가 '초혼(招魂)'입니다. 이 작품이 실제의 고복 의식을 형상화하지는 않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허탈, 절망감으로 절규하는 화자의 심정은 고복 의식과 다를 바 없으므로 '초혼(招魂)'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입니다.

 

 

기다리다 결국 만나지 못해 돌이 된 망부석

 

돌의 의미와 망부석(望夫石) 설화

설화 작품 속에서 '돌'은 망부석 모티프와 연결됩니다. 임과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 상황에서 임을 애타게 부르며 기다리고, 만나고자 하는 설움과 소망의 극한이 '돌'로 응축된 것입니다. 임의 죽음에도 본인의 사랑은 영원하다는 시적 화자의 의지 표현입니다.

 

 

 

망부석(望夫石) 설화

절개가 굳은 아내가 외지에 나간 남편을 고개나 산마루에서 기다리다 만나지 못하고 죽어 돌이 되었다는 설화입니다. 

망부석 설화의 대표적인 설화는 신라시대 박제상의 아내가 치술령에서 죽어 망부석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눌지왕 때 고구려에 볼모로 잡혀간 왕제를 구해 온 박제상은 집에 들르지 않고 바로 일본에 건너가 또 다른 왕제를 구해 보낸 뒤 일본에서 신라의 신하임을 고집하다 죽습니다. 이에 그의 아내는 일본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 죽어서 망부석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돌로 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불변의 특성을 지닌 '돌'에 의미를 부여해 인공적으로 기념비를 세우거나 죽은 장소에 있던 자연석을 기념하는 대상물로 삼았습니다.  

 

 

초혼 외에 망부석 설화와 관련된 작품으로는 고대 가요 '정읍사'(행상인의 아내가 굳어서 돌이 되었음)가 있습니다.

 

 

 

돌과 관련된 사자성어

▶견금여석(見金如石) :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뜻으로, 이는 욕심을 절제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견여반석(堅如盤石) : 견고하기가 반석과 같다는 뜻으로, 기초가 반석처럼 튼튼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견여금석(堅如金石) : 굳기가 쇠나 돌과 같다는 뜻으로, 서로 맺은 언약이 매우 단단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금석맹약(金石盟約) : 쇠와 돌과 같은 굳은 약속을 이르는 말입니다.

 

▶금석위개(金石爲開) : 쇠와 돌을 뚫다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금석지공(金石之功) : 쇠와 돌과 같은 굳은 공적이라는 뜻으로, 후세에 전할 만한 훌륭한 공적을 이르는 말입니다.

 

▶금석지책(金石之策) : 쇠와 돌과 같은 계책이라는 뜻으로, 가장 훌륭하고 안전한 계책을 이르는 말입니다.

 

▶낙정하석(落穽下石) :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을 더욱 못살게 구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목석간장(木石肝腸) : 나무나 돌처럼 아무 감정이 없는 마음씨를 이르는 말입니다.

 

▶목석난득(木石難得) : 나무와 돌에도 붙일 데가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처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상 시 초혼에 담긴 고복 의식과  돌의 의미, 망부석 설화 그리고 돌에 관련된 사자성어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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