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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유래]엿과 엿 먹어라 어원과 유래 종류.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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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엿과 엿 먹어라는 말의 어원, 유래 그리고 각 지역별 엿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엿은 달달한 간식이자 다양한 표현을 비유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엿이 담고 있는 다양한 의미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참고-한국의식주생활사전, 나무위키)

 

엿의 어원

엿을 한자로 '이(飴엿 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당(糖사탕 당)'이라는 글자를 더 많이 쓰지만, '이(飴)'는 조청처럼 액체 상태,  '당(糖)'은 사탕처럼 딱딱하게 굳은 상태의 엿을 의미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飴)'를 풀이해보면, 먹을 식(食) 변에 기쁠 태(台) 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태(台)는 세모처럼 생긴 글자인 사(厶) 자

 

또한 한나라 때 한자 사전인 <설문해자>에서는 태(台)를 기쁘다는 뜻의 '이(怡기쁠 이)'자와 '열(悅기쁠 열)'자와 같은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보통 즐거운 것이 아니라 희열을 느낄 정도로 좋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먹어서(食) 입을 방긋거리며 웃으며 희열을 느낄 정도로 좋은(台) 음식이 바로 '엿(飴)'입니다. (참고-매일경제, 윤덕노 음식평론가)

 

동네 아이들이 저기 냄비 주고 엿 바꿔 먹나봐요.

 

엿의 유래

엿은 전분이 함유한 곡식을 엿기름으로 삭힌 다음 고아서 끈끈하게 만든 단맛이 나는 식품입니다. 과거 고려시대 때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엿의 유래로는 6세기 전반에 나온 농서 <제민요술>에 엿기름을 사용하여 만든 기록과, 고려시대에 꿀이나 엿을 사용하여 만든 과자류가 있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 허균의 <도문대작>에 흰엿과 검은엿이 기록되어 있으며, <부인필지>와<규합총서>에는 광주흰엿(광주백당) 만드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조선요리제법>에는 쌀로 만든 진한 갈색의 갱엿을 콩가루에 펴 놓고 적당하게 떼어 내 반듯하게 만들어 오래도록 늘였다가 합하기를 되풀이하여 흰빛이 나도록 만든 흰엿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조대에도 엿장수와 떡장수, 술장수들이 과거시험장으로까지 가서 음식을 팔아 과거시험장이 소란스러웠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의 엿은 평민들이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다른 한과들에 비해 쉽게 접할 수 있었던 한과였습니다.

 

 

엿 만드는 방법과 엿의 종류

묽은 곡식을 증기로 찐 고두밥을 엿기름 물에 삭힌 뒤에 자루에 넣어 짜낸 국물을 고아서 만든 한과입니다. 

묽은 엿은 '이(飴엿 이)'라 하고, 된 엿을 '당(餳엿 당)'이라 합니다.

 

▶물엿 : 굳기 전의 상태, 아주 묽게 곤 엿. 음식의 단맛과 광택을 더하거나 한과를 만들 때 사용합니다.

▶조청 : 엿 따위를 고는 과정에서 묽게 고아서 굳지 않은 엿.

▶갱엿(=강엿, 검은엿) : 푹 고아 여러 번 켜지 않고 그대로 굳혀 만든 검붉은 빛깔의 엿. 매우 단단하여 그냥 먹기보다는 대패로 얇게 긁어내어 나무 막대기에 붙여 먹거나 깨서 작은 조각을 내어 먹었습니다.

▶흰엿 : 1. 갱엿을 더울 때에 켜서 빛깔을 희게 만든 엿. 2. 갱엿을 먹기 좋게 공기를 넣어 뽑아 만든 엿.

▶약엿 : 갱엿에 약초 등을 우리 것을 섞은 엿입니다.

 

엿을 정석대로 만들면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엿의 단맛은 엿기름에 들어 있는 아밀레이스가 고두밥의 녹말을 엿당으로 가수분해 하기 때문입니다. 밥을 삭히는 과정이 바로 엿당을 추출해내는 과정입니다.

 

지역별 유명한 엿의 종류

엿은 *세찬(歲饌)을 만드는데 필수여서 설맞이 전에 반드시 준비해두는 중요한 재료였습니다.

(*세찬 : 설에 세배하러 온 사람들에게 대접하던 음식) 그래서 각 가정에서 만들어 사용했으며, 지역마다 독특한 엿이 개발되었습니다.

 

▶충청도 : 충청도 무엿은 불린 쌀과 엿기름, 무채를 넣어 만듭니다. 딱딱한 갱엿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떠먹는 부드러운 엿입니다.

▶담양 : 담양 창평쌀엿은 쌀에서 당을 추출해 만든 흰가락엿이며, 다른 엿과는 달리 공기구멍이 있어 바삭하게 씹히며 이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울릉도 : 울릉도 호박엿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만든 엿들과는 만드는 방법이 다르고 콩가루를 묻혀 고소한 맛을 냅니다. 과거 후박나무 진액으로 만드는 후박엿이었으나 외지인들이 이름을 많이 착각하여 호박엿이 되었다고 합니다.(참고-한국민속대백과 사전)

▶제주도 : 제주도에는 고기가 들어간 고기엿이 있으며, 꿩을 고아낸 꿩엿도 있습니다. 현재는 귤과 선인장(백년초)로 만든 엿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엿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으며,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입니다. 실제 꿩엿이나 닭엿은 보양식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엿이 세찬을 만들 때 이용하는 필수 재료였네요.

 

'엿 먹어라'의 어원, 유래

엿은 '엿 먹어라', '엿 같다', '엿장수 마음대로' 처럼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시험에 딱 붙으라는 혹은 엿처럼 찰싹 금슬 좋게 지내라는 등의 긍정적인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 폐백 음식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경향신문 1954년 8월 22일 자 칼럼에서는 상대가 가당치 않은 말을 하면 "듣기 싫으니 엿이나 먹어라"는 식의 표현을 조선시대 군역제도와 연관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당시 강원도 일부 지역의 군역 대상자들이 서울로 차출돼 왕십리 쪽에 집단거주지를 형성했고, 일부는 군역이 끝나도 귀향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살던 초막이 집처럼 매매가 되기도 했는데요. 누군가 초막을 사면 반드시 엿을 주변에 돌렸습니다.

 

이는 글을 모르가 경우가 대부분이라 초막을 매매할 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동네 아이들을 불러 엿을 돌리며 '얼마에 이 집을 샀다'는 얘기를 전하며 일종의 대중 공증을 받았습니다. 

 

이후 소유권 분쟁이 생기면 동네 사람들이 "내가 몇 살 때 엿을 먹었다."라고 증언하며 특정인의 소유를 증명했습니다. 이렇게 엉뚱한 주장에 대해 퇴박을 주는 의미가 된 것입니다.

 

 

또 다른 유래로는,

1964년 서울 중학교 입시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경우입니다.

이 당시 자연과목 18번 문제가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을 고르라'는 것이었고 디아스타제, 꿀, 녹말, 무즙이 보기로 출제되었습니다. 출제 측이 제시한 정답은 '디아스타제'였지만 무즙에도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음을 확인한 불합격생의 부모들이 실제로 무즙으로 만든 엿을 만들어 그 당시 문교부와 시교육청에 찾아가 던지며 "엿 먹어보라"라고 항의했습니다. 이에 무즙도 정답 처리되었으며 소송에 참가했던 학생들도 구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한 1920년대에도 비속어로 쓰인 문헌이 남아 있습니다.

"아 저런 죽일 놈 봐라 배를 돌리라니까... 아 이놈아 네 목숨이 앗갑지 안흐냐."

"이놈들아 엿이나 먹어라 나를 누굴 줄 아느냐 흠 나는 장소공이다." (윤백남, 신석수호전, 1929년 3월 17일, 동아일보 연재분) (참고-한국일보, 조재우 논설위원)


'엿 먹어라'에서의 엿은 부정적인 의미와 긍정적 의미가 함께 담겨 있음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한국문화기초용어사전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출처-매일경제, 윤덕노 음식평론가

 

또한 '엿 먹어라'는 표현 외에 '엿 먹다'라는 어원의 출처를 찾아보니,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엿 먹다 어원에 대한 질문

 

'엿 먹다'의 어원에 대한 국립국어원 답변

 

국립국어원에서는 '엿 먹다'에 대한 어원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해당 표현은 관용구와 관련되어 있다고 답변했으며 "관용구는 두 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입니다."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어원의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국립국어원 답변을 통해 '엿 먹다'의 어원은 확인된 바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엿을 두고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긍정적 의미로도 사용되었음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주 17일(목)이 어느덧 수능일인데요. 많이 긴장해 있을 수험생분들이 긍정적 의미의 엿을 달콤하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엿과 엿 먹어라(엿 먹다)는 말의 어원과 유래 그리고 각 지역별 엿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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