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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백과사전] 아이 카우(i-cow) 프로젝트, 소 엉덩이에 눈을 그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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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어쩌다 보니 책장의 크기가 줄어서 계절 옷 정리하듯 순서를 한 번씩 재 나열합니다.

그러다 책장 한편에 있던 작년 스크랩 파일을 꺼내어 다시 들춰봤는데요.

뻔히 아는 내용임에도 다시 읽으니 흥미로운 글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소와 관련된 신기하고 재밌는 과학 연구,

아이 카우(i-cow)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소는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진 동물인데요.

농경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예부터 근면함과 풍요로움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우리나라의 지명 가운데 소와 관련된 지명은 '우산' , '우면동' 등 731개나 됩니다.

전국 각지의 섬과 산 이름 등에 소를 사용하는 것만 봐서도

우리의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는 개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가축화한 동물입니다.

신석기시대인 기원전 약 7000-6000년 전부터

인류가 길들이고 사육해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힘이 세서 농사를 지을 때나 짐을 운반할 때 널리 쓰였으며,

유제품과 고기, 가죽, 뿔, 뼈, 힘줄 등 인간을 위해 많은 것을 내준 동물입니다.

심지어 배설물조차도 비료나 땔감, 건축 재료로 쓰이고 있으니 정말 감사한 동물이지요.

 

 

소는 아시아 지역에서 사육을 시작하여 아프리카와 유럽 등지로 퍼져나갔는데요.

2000년대 초 자료에 의하면 지구에는 14억 마리의 소가 있고,

그중 30%는 아시아에서 삽니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는 각각 20%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출처-픽사베이

 

 

 

- 아이 카우(i-cow) 프로젝트

 

아프리카 남쪽에 있는 보츠와나 지역 소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일명 '아이 카우(i-cow) 프로젝트' 입니다.

소를 방목해서 기르는 보츠와나 주민들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굶주린 사자나 표범 등 맹수들이 농가의 소들을 공격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소를 공격하는 맹수에게 총을 쏘기도 했지만,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트레이시 로저스 박사 연구팀은

소와 사자를 모두 보호할 신기하고 재밌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바로 맹수의 매복 특성에서 착안해서 소의 양쪽 엉덩이에 눈 모양을 표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많은 맹수들은 사냥을 위해 매복하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는 대상에게 몰래 접근해 갑자기 공격하는 전략입니다.

이때 공격을 하기도 전에 사냥감이 자신을 발견해버리면

흥미를 잃거나 사냥을 포기합니다.

그래서 일부 동물들은 이를 역이용해

맹수를 일부러 응시하는 방식으로 사냥 대상에서 벗어나기도 합니다.

 

연구팀은 보츠나와 소 14종, 총 2061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눈 후 소의 엉덩이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 1그룹 - 한 쌍의 눈 모양을 그림.

▶ 2그룹 -  한 쌍의 X자 모양을 페인트로 표시.

▶ 3그룹 - 아무것도 그리지 않음.

 

 

소의 털 색깔에 따라 흰색, 노란색, 검은색을 이용해 최대한 눈에 잘 띄게 표시했으며,

4주마다 다시 표시하여 그림이 유지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이 연구는 4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 1그룹 - 683 마리, 4년 동안 모두 살아남음.

▶ 2그룹 - 543 마리 중,  4마리 죽음.

▶ 3그룹 - 835 마리 중, 15마리 죽음.

 

 

나비와 같은 곤충이나 어류도 몸에 있는 눈알 무늬를 이용해 포식자에게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소와 같은 대형 포유류에게서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처음 밝혀낸 연구였으며,

가축과 야생동물을 동시에 보호할 간단한 방법을 제안한 연구로 인정받았습니다.

(등산시 배낭이나 바지에 붙이는 눈모양 패치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ㅋㅋㅋ)

 

 

- 그 밖의 연구

 

이와 더불어 흥미로운 연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김희발 교수 연구팀과 아프리카와 유럽 6국 공동 연구진은

아프리카 소의 유전체를 분석해

아프리카 소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8년 동안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아프리카 소는,

인간과 동물에게 기생충 감염증인 수면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전달하는 흡혈파리의 공격을 견디며 진화했음을 밝혔습니다.

만약 아프리카 소에게서 이와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낸다면, 인수 공통 전염병을 물리칠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상, 아이 카우 프로젝트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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