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5 부드러움. 모습과 모양

나 조차도 상냥한 사람이 아님에도

언젠부턴가 '친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잦아지는 요즘..

마음이 촉촉해지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몇 년 간 사두었던 음악 CD들을 다시금 듣고 싶어서.. 그것도 제대로 두고서 듣고 싶어

세 달 가까이를 장식장 선택을 두고 고심했습니다.

그렇게 거실 한 켠에 자로 잰 듯 딱 들어맞는 사이즈의 장식장을 들였는데

아뿔사! 엄지 손톱 만큼의 홈이 패여 있었어요.

마음에 꼭 맞는 장식장을 드디어 찾았다는 설레임에 들떠 있던 저는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요.

 

 

 

다행히 장식장을 산 매장이 가까워서 구매 시 도움을 주셨던 직원분을 바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손톱 만한 홈이.. 찍어 간 사진으로는 애매해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

잘못한 게 없는 저는 괜시리 미안해 하며 정황을 설명했어요.

 

 

 

그러자 직원분은 너무도 상냥하게

"사진으로 보일 정도면 실제로는 더 하겠어요." 하는 말을 건네며

이십 분 가량을 본사와 통화를 하며 도움을 주었습니다.

결론은 잘 해결 되어서

교환된 새 상품이 반듯하게 거실 한 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교환 상황 이전에

마음 한 켠에 이미 직원분에 대한 감사함이 있었는데요.

전시품이 마지막 제품이고.. 같은 제품의 입고가 미정이라,

찬찬이 살펴본 후 큰 흠이 없어 전시품을 주문한 날이었습니다.

그때 직원분이 마치 본인이 쓰는 물건인 양(제 물건이어도 저는 그렇게 못 닦을 것 같아요)

얼마나 공을 들여 닦아주시던지요. 

그 제품을 아직도 새제품인양 사용을 잘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 일까지...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게다가 이번 교환 일로 방문하니 기억을 하며,

"그때 그 제품(전시품)은 잘 사용하고 있나"는.. 세심한 질문까지 받았습니다.

 

 

 

 

 

 

명사 '친절' 의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입니다.

 

 

 

형용사 '친절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하다입니다.

 

 

 

명사인 친철과 형용사의 친절의 의미에는 둘 다 '고분고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형용사인 '고분고분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말이나 행동이 공손하고 부드럽다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어쩌면.. 제가 곰곰이 생각하며 찾고 있었던 건 '부드러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여러 업체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불편함&개선할 점에 대한 의견을 담는 카테고리는 보이는데.

'칭찬'에 대한 의견을 담는 카테고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아 의아했습니다.

 

 

 

저에게 여러차례 마음을 써주신 귀여운 직원분께 감사함의 마음을 비록 작은 간식으로나마 전달했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처럼 '부드러운' 분이 계시다는 것을, 이 공간이 대나무 숲이 되어 이렇게라도 외치고 싶었고.. 말하고 나니 속이 후련합니다.

 

 

 

종종 펼쳐보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 에는 이런 풀이가 있습니다.

 

 

 

◈ 모습 : 모습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형상을 가리켜요. 어떤 표정을 짓고 있거나, 어떤 동작을 하고 있거나, 어떤 인상을 지니고 있거나, 어떤 상황에 놓인 대상의 형상을 나타내지요. 표정이나 동작, 인상 혹은 특정한 맥락이나 구체적 상황이 따라와요. 이러한 구체적인 상황과 상관없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워요.

 

 

 

◈ 모양 : 모양은 사물을 추상화한 대강의 형태라고 말할 수 있어요. 구체성도 없고, 특정한 맥락이나 상황도 주어져 있지 않아요. 실루엣과 같은 윤곽선만을 나타낼 수 있을 뿐이에요.

 

 

 

세상에는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분들이 많아요.

 

 

 

 

오늘 날씨 맑음 #3 기형도 시. 병(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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