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 바람과 관련된 순우리말, 꽃샘바람, 높새, 마파람, 하늬바람, 피죽바람, 황소바람, 바람꽃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순우리말]을 통해 옛말을 편안하게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날씨 바람과 관련된 순우리말
계절과 기후에 따른 바람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이 많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가며 바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강바람
비는 내리지 않고 몹시 세게 부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강(江)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강바람' 이라고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강바람은 '비는 내리지 않고 몹시 세게 부는 바람'을 말합니다. '회오리바람'이나 '소소리바람'도 세게 불어오는 바람이지만 강바람은 일종의 계절풍입니다. 즉 비는 오지 않고 바람만 몹시 부는 태풍을 강바람이라 합니다.
예) 올해 찾아올 태풍은 비를 동반하지 않고 강바람만 불어 닥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꽃샘바람
봄철 꽃이 필 무렵에 부는 찬바람을 의미합니다. '꽃샘'에서 '샘'은 물이 솟아나는 샘이 아니라 '시샘'의 줄임말입니다. 입춘도 지나고 봄이 시작되는 첫머리이지만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여 매우 차갑게 느껴지는 바람이 분다는 것을 말하며, 이때 꽃샘바람은 어감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으스스함이 느껴지는 매서운 바람입니다.
예) 어느덧 입춘도 지나 봄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불어오는 꽃샘바람의 냉기가 매섭습니다.
소소리바람
이른 봄에 살 속을 기어드는 듯이 맵고 찬 바람을 의미합니다. 흔히 이른 봄철에 부는 꽃샘바람을 '소소리바람'이라 합니다. 그러나 '소소리'는 본래 '회오리'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에 가을이나 겨울철에도 회오리처럼 휘몰아 불어오는 바람은 소소리 바람이라고 합니다.
높새
뱃사람들이 '북동풍'을 두고 부르는 말입니다. 뱃사람들이 방향을 가리키는 말에는 동쪽의 '새' 서쪽의 '하늬' 남쪽의 '마' 북쪽의 '노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높새에서 '높'은 북쪽을 가리키는 말이고, '새'는 동쪽을 의미합니다. 이런 의미의 '높'과 '새'가 합쳐져서 '높새'가 된 것이므로 바람의 이름 자체가 '북동풍'입니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높하늬'는 북쪽과 서쪽을 가리키는 말이어서 '북서풍'이며, 영서 지방에서는 초여름에 산맥을 넘어 불어오는 고온 건조한 북동풍을 두고 높새라 합니다. 한편 지리학 용어로 '푄'이라 하는 높새는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줍니다.
예) 올여름은 가뭄도 심각하고 산맥을 넘어 불어오는 높새 때문에 농작물이 바짝 말라가고 있습니다.
마파람
남쪽 또는 앞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뱃사람의 말로 '마'는 남쪽입니다. 그래서 마파람은 남풍입니다. 보통 나아가는 방향에서 마주 불어오는 바람은 방위와 상관없이 '맞바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파람은 '맞바람'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이 될 수 있으나 '마'가 남쪽을 뜻하는 말로 굳어짐에 따라 맞바람과는 구별해서 쓰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거슬러 불어오는 바람을 '앞바람'이라고도 하는데요. 마파람과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예) 해마다 마파람이 불어오면 바닷가 절벽 위에 매달린 잔가지들이 심하게 날렸습니다.
된바람
빠르게 세게 부는 바람을 의미하며 뱃사람들이 '북풍'을 두고 부르는 말입니다. 된바람은 뱃사람의 말로 센 북풍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뱃사람들은 북동풍을 '된새바람' 또는 이를 줄여서 '된새'라고 부릅니다. 또한 북서풍을 '된하늬바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지방에 따라서는 '된'이 동쪽을 가리키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남풍을 '된마(된마파람}'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런 경우이며, 일반적으로 된바람은 '빠르고 세게 부는 바람'을 뜻합니다.
예) 눈보라와 함께 몰아치는 된바람이 여전히 매섭습니다.
보라바람
높은 고원에서 갑자기 산 밑으로 불어내리는 차갑고 센 바람을 의미합니다. 눈보라 비보라처럼 일정한 규칙이 없이 무언가가 흩뿌려지는 모양을 두고 '보라'라 합니다. 바람은 보통 일정한 방향에 따라 불기 마련인데요. 보라바람은 산 위세서 이리저리 휘몰아치며 미친 듯이 불어오는 바람입니다.
예) 어제밤부터 보라바람까지 실린 눈발이 무서운 기세로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바람꽃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보얀 기운을 의미합니다. 바람에도 꽃이 있는데요. 큰 바람이 불기 전에 먼저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보얀 기운을 '바람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바람꽃이 일면 큰바람이 부는데요. 그래서 뱃사람들은 바람꽃이 보이면 출항을 하지 않았으며 농부들도 바람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농작물들을 단속했습니다. 요즘엔 대기 오염이 심해져 바람꽃을 보기 어렵습니다.
살바람
봄철에 부는 찬바람과 좁은 틈으로 새어드는 찬바람을 의미합니다. 살바람은 그리 세게 부는 바람은 아니지만 매우 차갑게 느껴지는 바람이며, 겨울밤 문틈으로 살며시 스며드는 찬바람이나 이른 봄날 슬며시 파고드는 찬바람을 뜻합니다. '황소바람'도 같은 의미이며 '된바람'은 반대 의미입니다.
예) 문틈으로 들어오는 살바람에 으스스 몸을 떨며 밤을 지샜습니다.
황소바람
좁은 곳으로 가늘게 불어오지만 매우 춥게 느껴지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집에 난방이 잘 되어서 한겨울에도 훈훈하게 지낼 수 있지만 옛날에는 한겨울날 문풍지 떠는 소리와 함께 문틈으로 스며들어오는 바람에 오금이 저리도록 떨었습니다. 이에 가장 추운 바람으로 느끼는 바람이었습니다. 좁은 곳으로 가늘게 불어오는 바람을 두고 황소바람이라 했으니 역설적인 이름입니다.
예) 지난 여행에 묵었던 곳에서 문틈으로 스며는 황소바람에 밤새 떨다 심한 감기를 앓았습니다.
피죽바람
모낼 무렵 오랫동안 부는 아침 동풍과 저녁 북서풍을 의미합니다. 피죽바람이 불면 비가 내리지 않아서 큰 흉년이 들어 '피죽'도 먹기 힘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피'는 곡식에 섞여 나는 잡풀입니다. 초여름에 부는 고온 건조한 높새바람을 지칭하는 합니다.
예) 봄 가뭄이 계속되고 피죽바람 마저 불고 있으니 올해 농사도 풍년은 힘드겠습니다.
하늬바람
농부나 뱃사람들이 부른 '서풍'을 의미합니다. '하늬'는 뱃사람의 말로 서쪽이며 하늬바람은 맑은 날 서쪽에서 부는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입니다. 습하고 무더운 '된마(동남풍)'에 반대되는 바람이며, 무더운 여름철에 부는 하늬바람은 이름처럼 상쾌함을 주는 바람입니다.
예) 후텁한 장마도 지나고 어느덧 상쾌한 하늬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이외 바람
1) 가수알바람 : 뱃사람들이 부르는 '서풍'입니다.
2) 간새 : 동남풍을 의미합니다.
3) 갈바람 : 뱃사람들이 부르는 '서풍'이나 '서남풍'을 의미합니다.
4) 강쇠바람 : 초가을에 부는 동풍입니다.
5) 건들마 : 초가을에 남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건들바람)을 의미합니다.
6) 고추바람 : 살을 에는 듯 독하게 부는 몹시 찬 바람을 의미합니다.
7) 꽁무니바람 :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8) 늦바람 : 저녁 늦게 부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9) 댑마람 : 북쪽에서 보는 큰바람을 의미합니다.
10) 덴바람 : 뱃사람들이 부르는 '북풍'을 의미합니다.
11) 도새 : 주로 동해안에서 봄과 가을의 흐린 날씨에 부는, 안개 섞인 찬 바닷바람을 의미합니다.
12) 돌개바람 : 태풍과 같이 휘돌면서 부는 바람을 의미하며 강한 회오리바람을 의미합니다.
13) 동부새 : 농가에서 부르는 '동풍'을 의미합니다.
14) 뒤바람 : 북풍을 의미합니다.
15) 든바람 : 동남풍을 의미합니다.
16) 마칼바람 : '북서풍'을 의미합니다.
17) 막새바람 : 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을 의미합니다.
18) 명지바람 : 보드랍고 화창한 바람을 의미합니다.
19) 색바람 : 이른 가을에 보는 신선한 바람을 의미합니다.
20) 샛바람 : 뱃사람들이 부르는 '동풍'을 의미합니다.
21) 서릿바람 : 서리 내린 아침에 부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22) 손돌이바람 : 음력 시월 스무날께 부는 몹시 추운 바람을 의미합니다.
23) 시마 : 뱃사람들이 부르는 '동남풍'을 의미합니다.
24) 실바람 : 솔솔 부는 봄바람을 의미합니다.
25) 아랫바람 : 물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의미합니다.
26) 왜바람 : 이리저리 방향 없이 마구 부는 바람이며, '왜'는 큰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27) 재넘이 : 산에서 재를 넘어 부는 바람을 의미하며, '높새'도 재넘이의 한 종류입니다.
이상 날씨 바람과 관련된 순우리말, 꽃샘바람, 높새, 마파람, 하늬바람, 피죽바람, 황소바람, 바람꽃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출처 및 참고-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순우리말] 계절과 때와 관련된 순우리말1. 나달 나무말미 빨래말미 낮곁 서리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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