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계절과 때와 관련된 순우리말 나달, 나무말미, 빨래말미, 낮곁, 따지기, 서늘맞이, 서리가을, 목밑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순우리말]을 통해 옛말을 편안하게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계절과 때와 관련된 순우리말 나달
(명사) 나흘이나 닷새 정도. 세월을 의미합니다.
나달의 어원
말의 뿌리를 '나흘 과 닷새'로 보았을 경우에는 4-5일을 뜻하는 말이며, '날'과 '달'이 더해져 생긴 말로 본다면 세월을 뜻합니다.
나달은 이와 같이 이 두 가지 뜻을 함께 가진 말입니다. 말하는 상황에 따라 세월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4-5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 새해를 맞이하여 아침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이 나달이 지나도록 지켜져서 뿌듯합니다.(4-5일 의미)
예) 그렇게도 그리웠던 그 사람도 나달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고 있네요.(세월을 의미)
나무말미
(명사) 장마 중에 날이 잠깐 개어서 *풋나무를 말릴 만한 겨를을 의미합니다.
(*풋나무 - 갈잎나무, 새나무, 풋장 따위의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
말미 - 어떤 일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을 빌미로 얻은 시간을 의미합니다. 즉 무언가로 '말미암아 얻은 겨를'입니다.
장마 중에 잠시 드는 햇볕으로 말미암아 풋나무를 겨울 말릴 수 있을 때, 이를 '나무말미'라고 합니다. 장마가 이어지면 땔감으로 쓸 나무를 말릴 수 없게 됩니다. 땔감이 없으면 밥을 해서 먹을 수가 없으므로, 나무말미에 풋나무를 말려 땔감을 준비해두는 것은 먹고사는 일과 직결됩니다.
그러므로 나무말미는 어떤 일을 겨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 '빨래말미'가 있습니다. 이는 장마 중에 빨래를 겨우 말릴 만한 겨를을 의미합니다.
예) 그 사람과의 만남은 나무말미처럼 짧았지만, 그래도 그리움을 조금은 잊게 해주었습니다.
빨래말미
(명사) 장마 때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해가 드는 겨를을 의미합니다.
장마로 인해 오랫동안 햇볕 구경을 못하다가 반나절이라도 햇볕이 들면 옷가지를 밖에 재다 말리는 일이 급합니다. 이처럼 아쉬운 대로 급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말미를 '빨래말미'라고 합니다.
예) 이번 여름은 빨래말미도 없이 장마가 이어지다 보니 모든 빨래가 눅눅합니다.
낮곁
한낮부터 해 지기까지의 시간을 둘로 나누었을 때 그 전반부를 의미합니다.
옛날 하루 동안의 시간셈법은 낮에는 해가 지나는 길을 따르고, 밤에는 별자리의 놓인 모양을 따랐습니다.
정오 무렵부터 오후 3시경까지의 반나절을 '낮곁'이라고 합니다. 즉 낮곁은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시간입니다. 하루 중 가장 더울 무렵이기도 합니다.
예)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낮곁에는 외출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따지기
(명사) 이른 봄에 얼었던 흙이 풀리려고 할 무렵을 의미합니다.
얼었던 흙이 녹으면 땅이 질펀하게 됩니다. '따지기'는 땅이 진 시기입니다. '해토머리'나 '해빙기'에 갈음하여 사용할 수 있는 우리말입니다.
서늘맞이
(명사) 여름에 더위를 피해 서늘한 바람을 쐼을 의미합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사람들이 산과 바다로 떠납니다. 이를 피서라 하며, 간담이 서늘해지는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지는데요. 이를 '납량특집'이라 하며 이 '납량'이라는 한자말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서늘맞이'가 됩니다.
예) 이번 여름방학에는 서늘맞이 특집으로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한 편을 볼 계획입니다.
서리가을
(명사)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을 의미합니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황금 들녘으로 하여 풍요로운 계절이기도 하지만,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빈곤의 악순환을 체감하게 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보릿고개에 빌려다 쓴 묵은 곡식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길미(이자)를 갚고 나면 힘들여 거두어들인 곡식은 간곳없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가난한 농민들에게는 가을은 풍요로운 계절이기 전에 시름과 절망의 계절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감도 서늘한 '서리가을'인 것입니다.
예) 볏짚 위에 내려앉은 서리를 보며, 그해 서리가을의 어느 날 아침 나는 고향 마을을 떠났습니다.
목밑
- 가장 긴요한 시기, 또는 가장 긴요한 고비를 바로 앞둔 때를 의미합니다.
- 대목밑의 줄임말입니다.
사람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에게 목숨보다 귀한 없는데요. 이때 '목숨'에서 '목'은 머리와 가슴의 이음새를 말합니다. 사람은 머리와 가슴이 이어져 있어야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이에 '목'은 살아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신체부위입니다.
'목밑'은 '대목밑'의 줄임말로 중요한 '대목'의 '밑'에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대목'은 설이나 한가위 같은 명절을 바로 눈앞에 둔 시기를 말합니다. 장사꾼들에게는 이때가 명절을 바로 눈앞에 둔 시기입니다. 이에 '목밑'은 '분수령'이라는 한자말에 갈음할 수 있는 우리말입니다.
이상 계절과 때와 관련된 순우리말 나달, 나무말미, 빨래말미, 낮곁, 따지기, 서늘맞이, 서리가을, 목밑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출처 및 참고 -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순우리말] 사람의 품성과 관련된 순우리말 가리사니 결기 깜냥 몽니 야바윗속
[순우리말] 생로병사 죽음 속담 순우리말 궂기다 꽃무덤 등걸음치다 땅보탬 먼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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