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누룽지와 숭늉 눌은밥의 어원과 유래 그리고 이에 관련된 속담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갓 지은 밥만큼이나 맛있는 누룽지와 숭늉. 저는 밥보다 눌은밥을 더 좋아해서 가끔 외식 시 솥밥을 주는 곳은 무조건 좋은 집입니다. 이렇게 구수하고 뜨근한 누룽지와 숭늉 그리고 눌은밥에는 어떠한 어원과 유래 그리고 속담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누룽지, 눌은밥, 누른밥, 숭늉의 뜻
*누룽지
1. 솥 바닥에 눌어 붙은 밥.
2. → 눌은밥.
('눌은밥'의 비표준어)
*눌은밥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
'누룽지'와 '눌은밥'은 의미가 다른 말입니다. 사전에서 '누룽지'를 검색하면 위에 있는 뜻풀이처럼 '→눌은밥'과 같은 정보가 나오는데요. 이는 '눌은밥'으로 쓴 것을 '누룽지'로 잘 못 쓰고 있는 예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누룽지는 눌은밥의 비표준어입니다.
*누른밥
'눌은밥'을 '누른밥'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는 잘못된 표기법입니다.
▶ 눌은밥(O)
▶ 누른밥(X)
*숭늉
밥을 지은 솥에서 밥을 푼 뒤에 물을 붓고 데운 물. 구수한 맛이 있으며, 흔히 식사를 한 뒤에 마신다.
숭늉의 어원
숭늉은 순우리말처럼 보이지만 한자에서 어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자로는 '숙랭(熟익힐 숙, 冷찰 냉), 이를 풀이하면 '익혀서 식힌 물'이라는 뜻입니다. 고려시대의 책 <계림유사>에도 숭늉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요. '숙수(熟水)는 익은 물이고 냉수(冷水)는 식은 물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숙수'의 '숙'과 '냉수'의 '냉'이 합쳐져 '숙랭'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즉, 익혀서(끓여서) 식힌 물이 됩니다. 처음에는 '숙랭'이라고 부르다가 '숭랭→ 숭냉→ 숭늉' 으로 바뀌었습니다.(참고- 한국일보, 정준양)
누룽지의 유래
누룽지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을 찾을 수 없으나, 조선시대 누룽지는 보관이 용이해 집을 떠나 여행을 갈 때 밥을 대신해 먹는 음식 중 하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655년 6월부터 남용익이 종사관으로 일본을 다녀와 남긴 부상록에, 조선으로 돌아오는 길에 쓰시마섬 니시도마리우라에서 누룽지를 끓여 먹은 후 맛이 좋았다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누룽지가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토하는 '열격'이라는 병을 앓는 사람을 낫게 하는 치료제로 쓰였으며, 이때 오래된 누룽지를 급하게 내려가는 물로 푹 삶아 숭늉을 만들어 마시게 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누룽지는 간식용 구황 음식으로도 쓰였습니다. 조선 후기 유학자 심노승이 자신의 유배생활에 대해 기록한 <남천일록>에는 시골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주머니에 쌓아놓고 소매로 감추어 가며 먹는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흉년이 들면 주가(主家)에서는 누룽지로 대접하고 자신 역시 누룽지를 먹었다고 기록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혼분식장려와 절미(節米) 운동 등 여러 정책을 펼쳤는데요. 쌀밥을 지을 때 생기는 누룽지가 쌀 소비를 늘어나게 하는 요인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1962년 4월 5일,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연간 3만여 석의 쌀을 절약할 수 있다며 육군에서 누룽지가 만들어지지 않는 솥 밑받침을 생산, 사용할 계획을 밝혔습니다.(참고-한식문화사전, 이민재)
누룽지와 숭늉에 관련된 속담
김 안나는 숭늉이 더 뜨겁다.
물이 한창 끓고 있을 때면 김은 나지만 가장 뜨거운 것처럼, 이는 말이 많아 떠벌리는 사람보다 말없이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입니다.
보리밭에 가 숭늉 찾겠다.
지나치게 성급하게 구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우물에 가서 숭늉 찾는다.
(=급하기는 우물에 가 숭늉 달라겠다.)
숭늉은 밥을 지은 솥에서 밥을 푼 뒤 물을 붓고 데운 물입니다. 그런데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은 이룰 수 없는 일입니다. 이는 일의 순서도 모르고 성급하게 덤비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평생소원이 누룽지.
기껏 요구하는 것이 너무나 하찮은 것임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이는 작고 소박한 것을 소망하는 것을 표현하는데요. 이와 비슷한 북한 속담으로는 '평생소원이 보리개떡'이 있습니다.
잠대 지고 누룽지 파러 정지에 든다.
쟁기(잠대)를 메고 일하러 나갈 참에 배가 고파 부엌(정지)에서 누룽지라도 찾는다는 뜻의 제주도 속담입니다. 옛날에 너무나 가난해서 밥도 먹지 못하고 일하러 나가는 모습을 비유한 말입니다.
이상 누룽지와 숭늉, 눌은밥의 어원과 유래 그리고 누룽지와 숭늉에 관련된 속담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오늘은 차돌박이, 제비추리, 아롱사태의 어원(유래)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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