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유독 플레이팅이 잘 된 음식들이 눈에 띄는데요.
마치 작은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음식들을 보면 음식을 집기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투박한 그릇에서 느껴지는 정감어린 맛이 있지요.^^
오늘은 돔베고기의 유래와 낭푼밥 그리고 '성산 시흥리 홍씨 해녀의 시'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오한샘,천년의 밥상 참고)
- 돔베고기의 유래와 낭푼밥
우리나라 음식 중에는 그릇이나 조리 도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많이 있는데요.
그 대표적인 음식이 숭늉입니다.
슝늉은 무거운 솥에 밥을 지어 먹었던 우리의 식생활 때문에 생긴 음식입니다.
밥을 다짓고 나서 설거지를 하려해도
솥의 무게 때문에 간편하게 설거지를 할 수 없었으며,
또한 귀한 쌀이나 보리 한 톨이
허투루 씻겨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 숭늉입니다.
여기에 뚝배기도 빠질 수 없는데요.
뜨거운 음식물을 담아도 그릇의 표면이 쉽게 뜨거워지지 않고,
음식이 잘 식지 않아 찌개와 탕류가 만들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 설명할 돔베고기의 '돔베'는 '도마'를 나타내는 제주도 방언입니다.
(*돔베칼 - 식칼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돔베고기는 도마 위에 담겨진 고기를 뜻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돔베 위에 고기를 담았을까요?
제주 여인들은 일 년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물질을 하면서도, 집안일까지 챙겨야했습니다.
제대로 된 그릇에
정갈하게 음식을 담아낼 겨를조차 없었던 제주 여인들은
밥을 그대로 둥근 양푼에 퍼서 상 위에 놓고 먹었는데요.
이렇게 상 위에 담긴 양푼밥은 낭푼밥이 되었습니다.
돼지고기에 파, 양파, 마늘을 넣고
된장을 풀어 푹 익혀 먹는 제주의 수육.
가족을 위해 이렇게 만든 수육을 올려
밥상을 차리지만,
다시 물질을 하러 가야 했던 제주의 여인들은
고기를 썰어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낼
틈이 없어 도마째로 상 위에 올렸고
이를 도마를 뜻하는 제주의 방언 돔베와 함께
돔베고기라 전해집니다.
제주 여인들의 애환이
먹을거리로 놓인 밥상
낭푼밥과 돔베고기
- 성산 시흥리 홍씨 해녀의 시
지난밤 봉화를 보이더니
수자리 지키러 간 집사람 돌아오지 않더니
삼월보름 물끼라
새댁은 바닷가로 물질하러 갈 수 밖에
이상 음식을 담는 그릇이자, 제주 여인들의 고단한 삶까지 담아낸 돔베.
그리고 돔베고기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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