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른 추석을 보내고 어느덧 추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자연현상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가을이면 더욱이 인기가 좋아지는 전어의 어원과 유래, 전어의 특성 그리고 전어와 관련된 속담을 설명하겠습니다. (한겨레 신문 참고)
전어의 어원과 유래.
전어(錢魚) : 錢 돈 전, 魚 물고기 어.
전어(箭漁) : 箭 화살 전, 漁 물고기 어.
전어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여러 개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약전의 <현산어보>에 전어의 생김새를 보고서 '箭' ,'화살 전'자를 써서 '전어(箭漁)' 라고 적고, "기름이 많고 맛이 달다."며 기록했습니다. 또한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 파는데,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돈 전魚 물고기 어)라 했다'며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어의 유래는 일본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요.
옛날 부잣집 첩으로 딸을 보내게 된 아버지가 관(官)에 전어를 넣어 화장을 해 딸이 죽은 것처럼 위장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딸은 첩이 될 위기를 면했습니다. 일본어로 '자식 대신'이란 말이 '고노시로'인데요. 이 말을 그대로 전어의 이름으로 썼으며, 12cm 이상의 다 큰 전어를 칭하기도 합니다.
또한 영어로 전어를 'Dotted gizzard shad' 라고 부르는데요. 전어의 '위(胃)'가 새의 모래주머니(gizzard)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전어의 특성.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
*대가리 : 동물의 머리.
정약전은 집필한 서적을 통해 "큰 것은 1척가량이고 몸이 높고 좁다. 빛깔은 청흑색이다. 기름이 많고 맛이 좋고 짙다. 흑산도에 간혹 있는데 육지에 가까운 곳에서 나는 것만 못하다." 고 기록했습니다.
주로 서남해안에 많이 분포하며, 등은 검푸르고 배는 은백색입니다. 등쪽에는 갈색 반점이 있으며, 옆구리 안쪽에는 갈색의 큰 반점이 하나 있습니다. 등 지느러미의 끝 연조가 현저히 길고 실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꼬리지느러미는 황색을 띠며 몸길이는 15-31cm입니다.(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참고)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
가을 전어는 회는 물론 구이 또한 맛이 좋아서 예로부터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전해집니다. 전어는 예로부터 즐겨 먹은 생선입니다. 장사치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 등 도시까지 가서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맛도 좋지만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부위가 하나도 없는 생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운 전어의 대가리를 씹어서 먹으면 마치 깨를 먹는 것처럼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요. 그래서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또한 전어의 창자로 젓갈을 담가 먹는데 마치 창자가 밤톨처럼 생겼다 하여 '밤젓'이라고도 부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분석한 바로는, 전어의 다른 영양분은 계절에 따른 별차이가 없으나 가을이면 유독 지방 성분이 3배가량 높아집니다. 이 높아진 지방률 때문에 구울 때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다시 돌아온다'라는 말입니다.
또한 가을이면 높아지는 지방의 함유량 때문에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봄도 아니고 여름도 아닌 가을 전어가 유독 맛있는 걸까요?
이는 전어의 산란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전어는 4-6월에 산란을 마치고 여름 동안 많은 지방과 영양분을 축적합니다. 이렇게 산란기가 끝난 전어는 8월 말-11월 초까지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많이 잡힙니다.
전어 크기에 따른 지방함량.(단위%)
13cm | 14cm | 15cm | 16cm(2년) | 17cm | 18cm(3년) |
5.42 | 8.50 | 12.03 | 14.42 | 16.78 | 19.03% |
가을 전어의 고소함을 제대로 맛보려면 적어도 2년 이상, 15cm 이상을 골라야 합니다. 바로 위 표처럼 크기에 따라 지방 함량 차이가 큽니다.(조선 화학, 조영제 참고)
세고시의 어원, 세꼬시.
가을 전어는 회로 먹을 때 다른 큰 생선들과는 달리 대가리와 지느러미만 떼고 통째로 썰어 먹습니다.
이를 두고 '세꼬시'라 부릅니다. 일본말 중에 '세고시' 라는 말이 있는데요. '세고시'는 작은 물고기를 대가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3-5cm 정도의 두께로 뼈를 바르지 않고 자르는 방법입니다.
이 '세고시' 라는 말이 경상도 지방으로 전해져 된소리인 '세꼬시' 라는 말로 변하여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꼬시' 로 뼈째 회를 먹는 전어도 10월이 지나면 뼈가 억세져 이전에 잡은 전어들만 '세꼬시'로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20cm 이상 큰 전어를 흔히 '떡전어'라고 부르며 이 떡전어를 회로 먹을 때는 뼈를 발라서 두툼하게 썰어 냅니다.
전어와 관련된 속담.
- 봄 멸치, 가을 전어
-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한 되다.
- 봄 도다리, 가을 전어
-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돌아온다.
이상 전어의 어원과 유래, 전어의 특성 그리고 전어와 관련된 속담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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