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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시] 이용휴 정재중에게. 이은상 소경 되어지다. 그림 남계우 꽃과 나비. 눈(目)과 관련된 글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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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글은 조선 후기 이용휴가 쓴 「정재중에게」라는 산문과, 이은상의 시 「소경 되어지다」, 그림은 남계우의 '꽃과 나비' 입니다.<눈()과 관련된 글과 시> 몇 해를 두고 아껴 읽는 책이 있는데요. 책 속에 담겨 있는 참된 위로의 글이 향기로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출처 및 참고-책 읽는 소리, 정민, 마음산책)

 

 

이용휴의 글 「정재중에게」

이용휴의 글 「정재중에게」는, 정재중이라는 지인이 마흔이 되는 해에  갑자기 두 눈이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정재중)를 위로하고자 쓴 글입니다.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두터운 안개가 내려 앉은 유명산의 한여름

 

 

눈에는 두 가지가 있다. 외안(外眼), 곧 육체의 눈 그리고 내안(內眼), 곧 마음의 눈이 그것이다. 육체의 눈으로는 사물을 보고, 마음의 눈으로는 이치를 본다. 사물 치고 이치 없는 것은 없다. 장차 육체의 눈 때문에 현혹되는 것은 반드시 마음의 눈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쓰임새가 온전한 것은 마음의 눈에 있다 하겠다. 또 육체의 눈과 마음의 눈이 교차되는 지점을 가려서 옮기게 되면, 육체의 눈은 도리어 마음의 눈에 해가 된다. 옛사람이 처음 장님이었던 상태로 자기를 되돌려달라고 원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정재중은 올해로 마흔 살이다. 40년 동안 본 것이 적지 않을 터이다. 비록 지금부터 여든 살이 될 때까지 본다 하더라도 지금까지보다 많이 보진 못할 것이니, 훗날의 재중이 지금의 재중과 같은 것임을 알 수 있겠다.

 

 

다행히 재중은 육체의 눈에 장애가 있어 사물 보는 것을 방해하므로, 오로지 마음의 눈으로만 보게 되었다. 이치를 살핌이 더욱 밝아질 터이니, 훗날의 재중은 반드시 지금의 재중과는 다를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눈동자를 찔러 흐릿함을 물리치는 처방은 말할 것도 없고, 비록 작은 쇠칼로 각막을 도려내 광명을 되찾아준다고 해도 또한 원하지 않게 되리라.


눈빛과 관련된 시. 이은상의 시 소경 되어지다

 

뵈오려 안 뵈는 님, 눈 감으니 보이시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 이 시조는 기존의 6구로 이루어진 시조와는 달리 4구로만 이루어진 *양장 시조입니다. 이 작품의 묘미는 역설적인 상황에 있는데요. 어떠한 연유로 사랑하는 임이 현재 화자의 곁에 없으나, 화자는 여전히 임을 그리워하는 애처로운 상황입니다.

 

 

이에 보려고 해도 안 보이는 임이 눈을 감아야지 비로소 마음 속의 눈으로만 보이기에, 차라리 소경(맹인)이 되어서라도 항상 임을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양장 시조 

양장 시조, 다소 생소하게 들리실텐데요. 이는 이은상이 처음으로 시도한 것으로, 기존의 초장, 중장, 종장으로 이루어진 시조에서 중장을 생략해 초장과 종장으로만 구성된 시조입니다. 양장 시조가 등장한 초반에는 이은상 외에도 여러 시인들이 이 형태를 따라 창작하기도 했으나, 작위적인 형태로 인해 작가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고, 이은상 작가 본인도 후속 작품을 발표하지 않아 실험작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림. 남계우의 꽃과 나비

문학속에서 나비가 주는 상징성 때문일까요? 오늘의 글과 함께 감상하면 좋을 그림으로는 남계우의 '꽃과 나비'가 생각났습니다.

 

 

남계우, '꽃과 나비' 종이에 채색, 127.9X28.8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그외.  '목(目눈 목)' 과  '안(眼눈 안)

이번 포스팅을 하며 제목의 '눈'을 두고 '목(目눈 목)'인지 '안(眼눈 안)'인지 오랜 시간 고민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얼추 가닥은 잡혔으나 명확히 하고 싶어 지인에게 물어본 결과,

 

 

목(目눈 목)감각 기관을 이르는 말로, 눈빛이나 시력 그리고 견해나 안목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안(眼눈 안)'目눈 목' 이 부수로 쓰인 말로, 눈동자와 요점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안(眼눈 안)'자는 '눈'이나 '눈동자'라는 뜻을 가졌으며 目(눈 목)자와 艮(그칠 간)자가 결합된 글자입니다,

 

 

艮는 허리를 구부린 채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보다'라는 뜻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眼자는 눈을 강조해 그린 艮자에 目자를 결합한 것으로 '눈'이나 '눈동자'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입니다.

 

 

目자도 눈을 그린 것이긴 하지만 주로 '보다'라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眼자는 신체기관의 일부인 '눈'을 뜻하기 위해 별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상, 조선 후기 이용휴가 쓴 「정재중에게」라는 산문과, 이은상의 시 「소경 되어지다」, 남계우의 그림 '꽃과 나비' 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눈()과 관련된 글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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