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 속에는 다양한 새들이 등장하는데요. 여러 새들 중에서 오늘은 까마귀와 소쩍새 기러기가 문학 속에서 어떤 상징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어서 까마귀, 기러기와 관련된 속담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학 속의 상징 까마귀
까마귀가 등장하는 시조 두 편을 예로 들어 까마귀가 문학 속에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갖는지 설명하겠습니다.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것치 거믄들 속조파 거믈소냐
아마도 겉 희고 검은 것을 너뿐인가 하노라
- 이직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낸 까마귀들이 너희 흰빛을 시샘하나니
청강에 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 정몽주의 어머니 이씨
☞ 위 두 시조에서 까마귀는 대조적인 이미지로 등장합니다. 까마귀는 「까마귀 검다 하고 ~」에서는 한결같고 떳떳한 존재이고, 「까마귀 싸우는 골에 ~」에서는 두렵고 추악한 존재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까마귀를 신성한 새로 여기기도 하고, 그 깃털의 빛깔 때문에 추악한 존재로 보기도 했습니다.
까마귀와 관련된 한자성어
1) 반포지효(反哺之孝) : 자식이 자라 부모를 지극하게 모시는 효성을 의미합니다.
→ 옛사람들은 까마귀가 자신의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일 뿐 아니라 다 자란 후에는 제 어미도 먹이를 물어다 먹여 살리는 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를 지극히 봉양하는 효를 실천하는 것을 '반포지효'라고 부르며 까마귀를 본받아야 한다고들 말했습니다.
2) 오합지졸(烏合之卒) : 까마귀가 모인 것처럼 규칙과 질서가 없는 집단을 의미합니다.
→ 질서와 체계 없이 우왕좌왕하며 모여 있는 군중과 같은 모양새를 '오합지졸'이라고 하는데, 그런 모습이 마치 까마귀 떼와 같다는 의미의 한자성어입니다. 실제 까마귀는 새 중에서도 지능도 높은 편이고, 제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무리를 이루어 사는 새라고 합니다.
문학 속의 상징 소쩍새
소쩍새가 등장하는 시조 두 편을 예로 들어 소쩍새가 문학 속에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갖는지 설명하겠습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 서정주, 국화 옆에서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 김소월, 접동새
☞ 위 두 시에 등장하는 '소쩍새'와 '접동새'는 같은 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쩍새는 여름철 밤에 그 울음소리로 밤잠을 깨우는 새였습니다. 그 울음소리가 '소쩍소쩍'하고 들리는데, 그 소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은 '솥적다'등으로 자유 연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쌀을 담거나 밥을 지을 '솥이 적다'라고 울었다고 하여 '풍년새'로 불리거나, '솥 텅'이라고 솥이 빈다고 울었다고 하여 '흉년새'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또 김소월의 「접동새」에 등장하는 것처럼 의붓어미 때문에 죽은 누이에 대한 슬픈 전설이 내려오기 하는 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소쩍새는 두견새와 다르지만 귀촉도, 불여귀, 자규 등 우리 조상들에게 같은 새로 혼동이 되면서 여러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이름들은 모두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돌아가지 못해 그 한 때문에 밤이 새도록 목이 터져라 우는, 그리움과 한을 상징하는 새들입니다.
문학 속의 상징 기러기
기러기가 등장하는 시 한 편을 예로 들어 기러기가 문학 속에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갖는지 설명하겠습니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야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 김소월, 길
☞ 갈 곳을 모르는 시적 화자가 하늘을 유유히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며 부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기러기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때 소식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대상으로 등장하거나, 화자가 못 가는 곳을 갈 수 있어 화자와 대조를 이루는 존재로 등장했습니다.
또한 기러기는 암컷과 수컷이 서로 사이가 좋아 부부간의 정과 의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러기가 우리 전통 혼례에 등장하는 것입니다.
목안(木雁) : 나무로 만든 기러기라는 뜻으로, 부부의 백년해로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 갔을 때 이 목안을 신부 집에 전하는 것입니다.
까마귀와 관련된 속담
1) 까마귀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 : 자기가 오래 정 들인 것은 무엇이나 다 좋음을 의미합니다.
2) 까마귀 검다고 속조차 검은 줄 아느냐 : 사람을 평가할 때 겉모양만 보고 할 것이 아니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3) 까마귀 게 발 던지듯 : 볼일 다 보았다고 내던져져서 외롭게 된 모양을 의미합니다.
4) 양 가문 한 집에는 까마귀도 앉지 않는다 : 처첩 살림을 하는 복잡한 집안과 사귀면 말이 많고 조금도 이로울 것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5) 까마귀가 아저씨 하겠다 : 손발이나 몸에 때가 너무 많이 끼어서 시꺼멓고 더러운 것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입니다.
6)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도 때가 같아 어떤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을 받게 됨을 의미합니다.
7) 까마귀도 칠석은 안 잊어 : 중요한 사실이나 날짜는 명심해서 잊지 말 것을 일깨우는 의미입니다.
기러기와 관련된 속담
1) 짝 잃은 기러기 : 몹시 외로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며, 홀아비나 홀어미의 외로운 신세를 기러기를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2) 물 본 기러기 산 넘어가랴 : 그리운 사람을 본 이가 그대로 지나쳐 가 버릴 리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3) 물 없는 기러기 : 쓸모없고 보람 없게 된 처지를 의미합니다.
4) 어미 본 아기 물 본 기러기 : 언제 만나도 좋은 사람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5) 꽃 본 나비 물 본 기러기 : 남녀 간에 정이 깊어 떨어지지 못하는 즐거움을 의미합니다.
6) 제비가 기러기의 뜻을 모른다 : 평범한 사람은 속이 깊은 사람의 뜻을 짐작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7) 물 본 기러기 산 넘어가랴 : 그리운 사람들 본 이가 그대로 지나쳐 가 버릴 리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상 문학 속에서 까마귀와 소쩍새 기러기가 지닌 의미와 까마귀 기러기와 관련된 속담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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