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식물과 관련된 순우리말(가다귀, 갈목, 강대, 남새, 도래솔, 다복솔, 장다리꽃)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순우리말]을 통해 옛말을 편안하게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식물과 관련된 순우리말 가다귀
가다귀는 불이 잘 옮겨 붙을 만한 잔가지로 된 땔나무를 의미하며 '가다귀'는 가는 줄기를 뜻하는 '가닥'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굵은 장작에 불을 지피면 불이 쉽게 붙지 않는데요. 그래서 가다귀를 불쏘시개로 사용하며 불을 붙입니다. 이런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가다귀보다 불이 더 잘 붙는 것은 '갈비'입니다. 갈비는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마른 솔잎을 말하며 이 밖에 땔감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에는 *'마들가리'와 *'물거리' 등이 있습니다.
* 마들가리 : 잔가지나 줄거리의 토막으로 된 땔나무를 의미합니다.
* 물거리 : 싸리 따위의 잡목의 잔가지로 된 땔나무를 의미합니다.
갈목
갈목은 갈대의 이삭을 의미합니다. 흔히 갈대 줄기 위에 하얀 솜털이 달려 있는 부분을 두고 갈대꽃 또는 줄여서 갈꽃이라고 하는데요. 엄밀하게 따져보면 갈대 이삭에 작은 꽃송이들이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삭'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요.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부분을 두고 이삭이라고 하며, 또한 농작물을 거두고 난 뒤에 땅에 떨어지는 지스러기를 두고도 이삭이라고 합니다.
갈목은 갈대꽃이 달린 이삭 부분을 말하는 것이며, 그것을 꺾어서 만든 빗자루를 '갈목비'라고 합니다.
강대
강대는 가지와 뿌리를 잘라버린 밋밋한 낙엽송 따위의 나무나 선 채로 말라서 저절로 껍질이 벗겨져 있는 죽은 나무를 의미합니다. '강다짐', '강술'처럼 '강대'에서 '강-'은 마땅히 곁들여져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즉 나무에 달려 있어야 할 뿌리와 잎이 모두 제거되어 밑동과 줄기만 있는 나무입니다.
강대는 그 자체로 이미 죽은 나무입니다. 이런 강대가 무더기로 서 있는 숲을 가리켜 '강대밭'이라고 합니다.
남새
남새는 들에 심어서 가꾸는 채소 또는 야채를 대신하는 말입니다. '남새'는 '푸새'와 상대되는 말이며 산과 들에 자생하는 푸성귀를 푸새라 하고, 무나 배추처럼 심어서 가꾼 채소를 남새라 합니다. 이에 채소를 심은 밭은 남새밭이 됩니다.
다복솔
다복솔은 가지가 다보록하게 퍼진 어린 소나무이며, 가지가 다보록하게 퍼진 어린 소마무를 두고 '보득솔'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보득솔'과 비슷한 이름이 '다복솔'입니다. 보통 풀이나 작은 나무가 탐스럽게 소복하게 나 있는 모양을 두고 '다보록하다'라고 하는데요. 또한 풀이나 나무 같은 것이 여기저기 한데 뭉쳐 다보록하게 있는 모양을 '다복다복' 하다 하고, 큰말로는 '더북더북'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양을 두고 소나무에게 특별하게 '다복솔'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도래솔
도래솔은 무덤가에 둘러선 소나무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밀접하게 만나는 나무가 소나무인데요. 우리 조상들은 이 소나무를 베어서 집을 짓기도 했으며, 소나무의 낙엽인 '갈비'를 긁어서 밥을 지어먹고, 온돌에 불을 지펴 겨울을 났습니다.
또한 한여름 농사에 지친 농부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주기도 했으며, 무덤가에 둘러서서 죽은 자의 영혼의 벗이 되기고 합니다. 이렇게 무덤가에 둘러선 소나무를 도래솔이라고 하는데요. 이때 '도래'는 둥근 물건의 주위나 둘레를 의미하며, '도래방석', '도래상' 등의 말에 사용됩니다.
방울나무
방울나무는 플라타너스 나무를 의미합니다. 플라타너스는 생명력이 강해 잘 자라고, 넓은 이파리가 무성해 여름철에 큰 그늘을 드리워줍니다. 이에 운동장이나 공원 주변에 많이 심어져 있는데요. 가을에는 탁구공만 한 갈색 빛깔의 열매가 방울처럼 맺힙니다. 그래서 플라타너스를 두고 '방울나무'라고 부릅니다.
삘기
삘기는 띠의 새로 돋아나는 순이며, 지역에 따라 '삐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삘기는 뽑아서 씹으면 껌처럼 질겅질겅 하게 씹히며 달착지근한 물이 나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껌 대용으로 먹기도 했습니다.
새품
새품은 억새의 꽃을 의미합니다. '새'는 띠, 억새 따위의 포아(poa) 풀과 식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보통 억새를 줄여서 '새'라고 합니다. 억새는 주로 언덕이나 산중턱 같은 메마를 땅에 뿌리를 내리는 풀인만큼 억세고 질깁니다. 이 억새의 하얀 꽃을 두고 '새품'이라고 합니다. 간혹 억새와 갈대를 두고 혼동을 하기도 하는데요. 억새는 주로 언덕이나 산중턱에서 자라는 풀이고, 갈대는 주로 물가에서 자라는 관목입니다.
섶나무
섶나무는 잎나무, 풋나무, 물거리, 대나무 따위의 가느다란 나무이며, 땔감으로 쓰기에 적당한 나무 종류를 일컫는 말입니다. 섶나무는 가느다랗게 때문에 불이 금방 붙습니다. 섶나무의 잔가지를 두고 '섶가리'라고 하며 섶나무를 엮어서 만든 다리를 두고 '섶다리'라고 합니다. 또한 풀숲에 바람이 불어 어긋어긋 비벼지는 것을 두고 '섶비빔질'이라고 합니다.
한편 '섶을 지고 불로 들어 가려한다'는 속담이 있는데요. 이는 화를 자청하는 행동을 빗대 말입니다.
장다리꽃
장다리꽃은 무나 배추의 줄기에 피는 꽃입니다. 식물은 대개 꽃을 피우고 씨를 흩뿌린 다음 일생을 마감하는데요. 무나 배추 등의 채소들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사람이나 짐승의 먹이가 됩니다. 그래서 씨를 받기 위해 별도록 '장다리'를 가꿉니다. '장다리'는 무나 배추 등의 꽃줄기를 말하며, 씨를 받으려고 장다리꽃이 피도록 가꾼 무나 배추를 두고 '장다리무'나 '장다리배추'라고 합니다.
이때 장다리무나 장대리배추는 꽃을 피우고 씨앗을 여물게 하는데 모든 양분을 소모합니다. 그래서 뿌리에는 바람이 들고 잎사귀는 노랗게 시들어 죽습니다.
푸새
푸새는 산야에 자생하는 풀의 총칭입니다. 채소처럼 사람이 재배하는 풀 종류가 아닌,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고 자라는 풀 종류를 통틀어서 '푸새'라고 합니다. 잡초가 무성한 거친 땅을 두고 '푸서리'라고 하는데요. 푸새도 푸서리에서 갈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논밭에 난 잡풀을 뽑거나 베어내는 일을 두고 '푸새다듬이'라고 하며 풀을 다듬에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옷감에 풀을 먹이는 것을 두고 푸새라고 합니다.
푸새에는 '지천에 흔하게 널려 있는 풀'이라는 느낌도 담겨 있습니다.
이외 식물과 관련된 순우리말
1) 가자리 : 가라지는 밭에 난 강아지풀이며, 줄여서 '가랒'이라고도 합니다.
2) 개똥참외 : 개똥참외는 가꾸지 않았어도 저절로 나서 열린 참외를 의미합니다.
3) 곰솥 : 곰솥은 해송(海松)을 의미합니다.
4) 돌옷 : 돌옷은 돌이나 바위 거죽의 축축한 부분에 난 이끼를 의미합니다.
5) 보드기 : 보드기는 크게 자라지 못하고 마디가 많은 어린 소나무를 의미합니다.
6) 살사리꽃 : 살사리꽃은 코스모스를 의미합니다.
7) 오디 : 오디는 뽕나무의 열매입니다.
8) 오얏 : 오얏은 자두를 의미합니다.
9) 잔솔 : 잔솔은 어린 소나무를 의미합니다.
10) 잠풀 : 잠풀은 미모사를 의미합니다.
11) 좀나무 : 좀나무는 떨기나무. 관목을 의미합니다.
이상 식물과 관련된 순우리말(가다귀, 갈목, 강대, 남새, 도래솔, 다복솔, 장다리꽃)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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