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우리말]을 통해 옛말을 편안하게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오늘은 '숨탄것', '송치', '서리병아리', '부사리', '오사리', '고도리'를 설명하겠습니다.(우리말 풀이 사전, 박남일 참고)
◈ 순우리말 숨탄것.
생명을 가진 동물의 통칭입니다.
야생 짐승이든 가축이든 '숨탄것'이라 하여 그 생명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이는 가축(생명)을 소중히 여겨 이르는 말로써 우리 조상들의 생명 존중 정신 이 깃든 말입니다. '-탄-'의 으뜸꼴인 '타다'는 여러 의미로 사용 사용되는데요. '숨탄것'의 '-탄-(타다)'은 '선천적으로 어떤 성질을 지니고 난 것'을 의미합니다.
즉, 넓은 뜻으로는 사람은 물론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예) 아무리 미물이어도 숨탄것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됩니다.
◈ 순우리말 송치.
암소 뱃속의 송아지를 의미합니다.
소는 농업이 기계화되기 전에는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될 가축이었습니다. 생산도구이며 재산이었고, 늘 사람과 함께하며 정이 듬뿍 든 식구와 다름없는 존재였습니다. 이러한 '송치'도 '숨탄것'처럼 조상들이 소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깃든 말입니다. 워낙에 귀한 가축이다 보니 다름 짐승과는 다르게 어미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귀히 여겨 별도의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 순우리말 서리병아리.
서리가 내릴 무렵인 이른 가을에 깬 병아리입니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할 무렵에는 사람이나 힘센 동물들도 추위를 온몸으로 느끼며 겨우살이 준비를 하는데요. 작은 병아리에게 서리 내리는 가을날은 곤욕스러운 날입니다. 그래서 '서리병아리'는 줄곧 따뜻한 어미닭의 품에 파묻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모습이 힘이 없고 추레하기 까지 합니다.
이에 비롯하여 몰골이 추레하고 힘이 없는 사람을 일컬어 서리병아리라고 합니다. 한편 막 날기 시작한, 그래서 날갯짓이 영 서툴고 볼품없는 어린 새, 또는 서리병아리보다 더 늦게 태어난 병아리를 '열쭝이'라고 부릅니다.
예) 추위에 떤 내 동생은 마치 서리병아리가 어미의 품 속으로 파고들듯이 바르르 떨며 이불속으로 폭 들어갔습니다.
◈ 순우리말 부사리.
들이받는 버릇이 있는 소를 의미합니다.
송아지가 어느 정도 자라서 힘이 생기면 사람의 힘으로는 통제가 안 됩니다. 그래서 코를 뚫어서 고삐를 채웁니다. 소는 보통 순한 동물로 생각하는데 천성이 그렇다기보다는 사람에 의해 다스려진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힘이 세고 성질이 거칠어서 고삐만 놓아주면 사람을 들이받는 소도 있습니다. 이런 소를 '부사리'라고 하며, 사람 중에서도 무력으로 싸움을 일으키는 사람을 일컬어 '부사리'라 표현합니다.
◈ 순우리말 오사리.
이른 철의 사리에 잡힌 새우 따위의 해산물을 의미합니다.
이른 철에 농작물을 거두는 일, 또는 그 농작물을 뜻하며, '오사리'는 덜 여문 해산물이나 농작물을 의미합니다.
또한 철이 덜 든 사람을 빗대어 사용합니다. 그래서 철없이 날뛰는 사람을 속되게 말할 때 '오사리잡놈'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에 반대말은 '늦사리' 이며, 오사리로 담근 새우젓을 '오사리젓' 또는 줄여서 '오젓'이라고 합니다.
◈ 순우리말 고도리.
고등어의 새끼를 의미합니다.
포도청에서 죄인의 목을 졸라 죽이는 일을 맡아하던 사람을 '고도리'라 불렀습니다.
'고도리'라 생각하면 화투판이 생각나는데요. '고스톱'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얻게 되는 것이 이 '고도리'인데요.
여기서 '고도리'는 일본말이지만, 이 전부터 '고도리'라는 순우리말이 있었습니다.
고등어 새끼도 고도리라고 합니다. 이 말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으나 우리 선조들이 많이 사용했으며, 포도청에서 죄인을 목 졸라 죽이는 일을 하는 사람을 고도리라 불렀습니다. 그러므로 직업을 의미하는 말이며 '망나니' 보다 더 대접을 받지 못했던 직업이었습니다.
예) 내가 고등어를 좋아하자 어머니는 늘 고등어를 사 오시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자잘한 고도리만 들고 오셨습니다.
이상 순우리말, '숨탄것','송치','서리병아리','부사리','오사리','고도리' 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연재할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읽는 국어책] 동해 바다. 후포에서 신경림 바다와 관련된 속담 (15) | 2022.10.09 |
---|---|
[어원.유래] 꽃게의 어원과 유래 꽃게의 특성 속담과 시 (22) | 2022.10.04 |
[다시 읽는 국어책] 기형도 시 엄마 걱정 (25) | 2022.10.02 |
[유래.브리핑] 2022년 이그 노벨상 괴짜 수상자들 발표되었습니다. (30) | 2022.09.27 |
[유래] 심심풀이 땅콩의 유래. 땅콩 견과류가 아니었어요. (22) | 2022.09.26 |
[다시 읽는 국어책] 오늘의 시. 김종삼 묵화 (21) | 2022.09.24 |